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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 나오는 와중에도 주머니에 휴대폰은 무사히 들어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휴대폰을 챙기는 것, 여유가 생겼을 때 켜보기까지 하는 것은 현대인의 본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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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금 이렇게 된 이상 나를 현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단 감염된 이상 머지않아 문명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휴대폰 화면에 가득 차 있는 것들.

나로 하여금 머리를 쓰고, 마음을 졸이고, 신경을 쏟게 하던 것들에
이제 신경쓸 필요가 없다.

나를 문명인으로 살게 하던 것들.
사회적 의무. 책임. 알고 지내던 사람들. 소속감. 연대감…

이것들은 이제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